첫해 두 배 넘긴 1,515억 원, 고향사랑기부금, ‘재정 변수’로 도약

 첫해 2023년 651억 원, 2024년 879억 원에 이어 2025년 1,515억 원 돌파

(사진 설명 : 9월 4일 제 1회 고향사랑의 날 일산 킨텍스 박람회장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가족 방문객)












고향사랑기부제 3년 차인 2025년, 고향사랑기부금이 연간 1,515억 원(잠정)을 기록하며 제도 시행 이후 분명한 전환점을 맞았다.

2023년 651억 원, 2024년 879억 원과 비교하면 불과 3년 만에 모금 규모가 두 배를 훌쩍 넘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증가율 자체보다, 증가한 절대 규모가 지방 재정에 체감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점이다.

2025년의 가장 큰 특징은 ‘증가’가 아니라 ‘안정화된 성장’의 발판을 확실히 마련했다는 데 있다.

제도 원년인 2023년이 참여 가능성을 확인한 해였다면, 2024년은 참여 저변이 넓어진 해였다. 그리고 2025년은 고향사랑기부금이 지자체 재정 운용에서 실제로 고려되는 하나의 재원 항목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해로 평가된다.

2025년 증가액만 놓고 보면 그 의미는 더욱 분명해진다.

2024년 대비 약 636억 원이 늘었는데, 이는 첫해인 2023년 한 해 전체 모금액에 근접하는 규모다. 다시 말해, 2025년 한 해 동안 늘어난 금액만으로도 웬만한 중소 지자체의 단일 정책 사업 여러 개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의미다.

기부 구조 역시 2025년에 더욱 굳어졌다.

전액 세액공제가 적용되는 10만 원 이하 기부가 전체의 약 98%를 차지하면서, 고향사랑기부제는 ‘고액 기부 유도형 제도’가 아닌 대중 참여형 세제 연계 기부 제도로 성격이 명확해졌다. 이는 매년 일정 수준 이상의 모금이 반복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제도의 안정성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그 이상의 정책적 활용을 요구하는 과제도 함께 남겼다.

11월과 12월 연말에 기부가 집중되는 현상은 2025년에도 여전히 반복됐다.

(사진 설명 : 2025년 12월 26일 1,269억원을 기록한 기부금은 불과 5일만에  246억 원이 늘면서 하루 평균 50억 원씩 증가한 셈이다. 고향사랑e음 화면 캡처 인용(c)) 











이미 2024년에 전체 기부금의 절반가량이 12월에 몰렸던 데 이어, 2025년 역시 연말정산을 앞둔 12월 한 달에만 770억 원이 집중되며 11~12월 쏠림 현상은 더욱 뚜렷해졌다.

특히 2025년 12월 15일 기준 1,000억 원을 돌파한 이후 불과 보름 만에 500억 원 이상이 추가로 모금됐다. 이는 고향사랑기부제가 사실상 연말정산과 결합된 ‘정례 기부’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제도에 대한 신뢰가 유지되는 한 이 구조는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10만 원으로 묶여 있는 전액 세액공제 한도를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사진 설명 : 고향사랑기부제 중 기부자가 특정사업을 선택해 기부하는 '지정기부'가 모금 성과를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고향사랑e음 캡처 인용(c)) 












2025년을 특징짓는 또 하나의 변화는 지정기부의 실질적 영향력 확대다. 2024년이 제도 도입 효과를 시험하는 단계였다면, 2025년에는 지정기부가 실제 모금 성과를 끌어올리는 핵심 수단으로 작동했다.

교육·돌봄·의료·재난 복구 등 목적이 분명한 사업들이 짧은 기간 안에 목표액을 달성하며, 기부자의 선택이 곧바로 정책 실행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지역 간 재정 흐름에서도 2025년은 의미가 크다.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동하는 기부 비율은 꾸준히 증가했고, 비수도권 지자체의 평균 모금액은 수도권의 서너 배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고향사랑기부제가 단순한 기부 제도를 넘어, 지역 간 재정 불균형을 완화하는 보조 장치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진 설명 : 울산에서 개최된 제3회 고향사랑의 날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박람회)
2024년이 제도의 ‘정착기’였다면, 2025년은 분명히 ‘정책 효과가 체감되는 시기’였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고향사랑기부금이 단일 사업 예산을 넘어 본예산 대비 의미 있는 비중을 차지하기 시작했고, 현장에서는 “있으면 좋은 돈”이 아니라 “없으면 사업 자체가 어려운 돈”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행정안전부 역시 2025년 고향사랑기부금 실적을 두고, 제도가 지방재정 보완을 넘어 지역 문제 해결형 재원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동시에 기부금 사용의 투명성과 인구·정주 정책과의 연계가 확보되지 않을 경우, 지금의 성장세가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는 과제도 함께 제기된다.

잠정 1,515억 원 돌파.

이 숫자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2025년을 기점으로 ‘참여형 기부 제도’에서 지방정책의 실질 재원으로 성격이 바뀐 것이다. 이제 다음 질문은 분명하다. 어떻게 더 참여하게 할 것인가, 그리고 이 기부금이 소멸위기에 놓인 지방의 인구·교육·돌봄·의료 문제를 실제로 얼마나 바꿀 수 있느냐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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