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고향사랑e음’ 시스템을 6월 중 편리하게 개편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와 같이 로그인에서 답례품을 선택하기까지 11단계를 거치면서 인증과 선택을 반복하는 이런 시스템으로는 애초부터 기부가 원활하게 될 수 없는 구조였다.
그래서 온라인에 익숙하지 못한 어르신들은 농협 창구로 직접 찾아갔지만 창구 직원조차 기부자와 함께 배워가는 단계가 지속되었다.
초기에 얼굴이 알려지길 원하는 유력 인사나 연예인들의 릴레이 최고액 기부 캠페인을 언론에 띄우며 잠시 ‘컨벤션효과’로 고향사랑기부제를 알리려 했지만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이 제도의 취지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일반 직장인들의 참여가 핵심인데 4개월이 다 된 현재도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해 잘 모른다.
한마디로 정부의 홍보정책 실패 탓이다. 주위에 물어보면 고향사랑기부제를 한두 번 들어 본 적은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으로 자기 주머니에서 돈을 꺼낼 사람은 없다.
정부에서 독점으로 운영하고 있는 고향사랑기부제 ‘고향사랑e음’ 공공 시스템은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기부 결제가 제대로 이루어진 것을 확인하기도, 신청한 답례품의 배송 상태확인 문자도, 기부금의 용도를 지정해서 기부할 수도 없는 그야말로 난맥상(亂脈相)이다.
물론 이 시스템은 공개입찰에 의해서 민간업체가 만들었다. 그러나 정부에서 지불한 대금이 부끄러운 수준이다. 시중의 민간업체 쇼핑몰이었다면 아마 벌써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을 것이다. 7천 원 하는 도서도 배송상태 확인이 가능한 데 10만 원을 내고 답례품을 선택했는 데도 배송 정보 조차 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개인 주민등록 신상정보와 국세청 등과 맞물려 연동되고 있는 시스템을 민간업체에 당장 넘겨줄 수도 없다. 일본의 개인 고향납세 제도가 2008년 시작되었지만 최초의 민간업체의 플랫폼은 2012년에 9월에 시작되었고, 법인 허용은 2016년부터 시작됐다.
그런데 2023년 1월 1일 시작한 대한민국의 고향사랑기부제는 현재 법인을 허용하는 일부 법률 개정안이 발의되어 국회에 계류 중이고, 당장 민간업체를 허용하는 것이 해결책이라는 요구가 나오는 실정이다. 과연 이런 일들은 올해가 아니면 안 되는 것일까? 민간업체는 이윤추구가 절대 미덕이다. 또한 경제적 이익과 무관하게 기부만 생각하는 법인도 없을 것이다.
고향사랑기부제 시스템 운영을 민간업체가 주도하고, 법인도 허용되어야 하는 것은 정답이다. 그러나 왜 이웃나라 일본은 시간을 갖고 점진적으로 운영해 보면서 생각하고 보안하며 결정했던 일들을 우리는 이토록 속전속결로 시작 원년부터 민간업체 개방을 외치며, 법인 허용도 서두르는 것인지 의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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