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민간플랫폼 수수료 적정한가? (1)

        5대 시중은행 수수료 없는데 특정 민간플랫폼의 과도한 수수료

(사진 설명 : 지난 12월에 새롭게 일본 고향납세 민간플랫폼에 도전장을 낸 Amazon Japan. 사이트 캡처 인용(c))









행정안전부(장관 직무대행 고기동)는 2022년 말 고향사랑기부제 공용플랫폼 ‘고향사랑e음’ 구축비 70억 3000만 원을 전국 지자체 243곳에 균등분배해 2,900만 원씩을 각출했다.

이로인해 인구감소로 인한 지방소멸 방지 타계책으로 시작한 고향사랑기부제는 시작부터 인구와 경제 규모와 상관없는 비용 균등부담으로 지자체 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더불어 이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들어가는 연간 운용비용 20억 2700만 원도 각 지자체가 800만 원씩 나눠 분담하도록 했다.

처음에 불안정했던 고향사랑e음 시스템 문제에 더해 운영비 균등분배로 각 지자체에서 불만이 제기되자 행안부는 2024년부터는 고향사랑e음 유지관리비를 지자체별로 차등 분담하는 것으로 수정했다.

행안부는 공문에서 2024년 고향사랑e음 유지관리 예산 약 36억 원을 243개 지자체가 모금 실적에 따라 2023년 8월 말 기준으로 2억 원 이상 모금한 37개 지자체를 A등급부터 1,000만 원 미만 모금한 28개 지자체를 H등급까지 구분해서 운영비 차등분담을 결정했다.

행안부는 A등급인 지자체 37곳은 2024년 유지관리비로 2,870만 원부터 시작해 H등급인 지자체 28곳은 880만 원 정도를 분담시켰다. 전국 243개 지자체가 평균적으로 1,481만 원의 연간 ‘고향사랑e음’ 유지비를 내는 셈이다.

그런데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지난 해 말에 행안부는 서둘러 고향사랑기부제 민간플랫폼을 개방했다. 우리나라 고향사랑기부제의 모델이 된 일본의 고향납세 제도가 2008년 시행된 후 4년 반 정도의 시차를 두고 2012년 9월에서야 민간서비스를 처음으로 시작한 것에 비해 너무 조급하게 민간플랫폼 도입을 결정한 것은 아닐까?

혹시 특정 업체와 외부 전문가의 다각적인 여론 형성에 떠밀려서(?) 2024년 12월 민간플랫폼의 문을 열게 된 것까지는 시대의 흐름이라고 여길 수도 있겠지만, 문제는 자체 답례품 쇼핑몰을 운영 중인 특정 민간플랫폼 업체의 대행 수수료가 무려 11%나 된다는 데 있다.

쉽게 말해서 각 지자체가 기부받은 기부금 중 80~90%를 차지하는 10만 원의 고향사랑기부금을 예로 들면, 각 지자체는 답례품 비용으로 3만 원을 지역 생산업체에 주고, 남은 지자체 몫 7만 원 중 민간플랫폼 업체에도 기부받은 10만 원의 11%인 11,000원을 떼 주는 구조다.

문제는 ‘고향사랑기부금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3항’에는 ‘지방자치단체는 고향사랑기금의 일부(전년도 고향사랑 기부금액의 100분의 15 이내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금액으로 한정한다)를 고향사랑 기부금의 모집과 운용 등에 필요한 비용에 충당할 수 있다.’라고 규정해 놓은 것이다.

즉, 100,000원를 기부 받으면 15%인 15,000원을 가지고 시스템 구축비, 년간 유지관리비와 실질적으로 들어가는 홍보비로 쓸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지자체들 중 임의 계약으로 홍보와 답례품 판촉 대행서비스를 특정 민간플랫폼 업체와 계약했다면 이미 11,000원을 떼 주었기 때문에 남은 4,000원을 가지고 매년 평균 1,481만원의 ‘고향사랑e음’ 시스템 유지비, 각종 답례품 박람회 참가 운영비, 홍보 리플렛 제작비 등과 출장여비까지 충당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전년도 고향사랑 기부금액의 100분의 15 이내로 관리운영비가 규정돼 있어서 전국 243개 지자체 중 119 개 지자체 (49%)가 법령을 위반할 가능성이 높다고 2023년 말 지난 21대 송재호 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밝힌 적도 있다.

행안부의 규정대로 실제 기부받은 고향사랑기부금만으로 특별회계를 편성해 운용한다면 전국 절반 이상의 지자체가 가뜩이나 줄어든 일반회계 예산에서 고향사랑기부제 모집 및 운용비용을 끌어다 쓸 수밖에 없다고 일부 담당 주무관들은 털어놓았다.

원해서 계약했더라도 특정 민간플랫폼 대행업체가 11%씩 수수료를 일률적으로 떼가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다. 앞으로 다른 지자체들도 새로 생길 민간플랫폼 업체와 홍보 및 답례품 판촉 대행 운영서비스 계약을 맺을 때마다 업체에 내야 할 수수료로 고착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특정 민간플랫폼 업체도 할 말은 있다. 각종 검색사이트에 전폭적으로 연중 내내 최고가 노출광고를 계속하려면 천문학적인 광고비가 들어가서 어쩔 수 없다고 강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소멸해가는 내 고향을 살리기 위한 고향사랑기부제의 본래 취지를 생각해 볼 때 광고비를 쏟아붓는 만큼 기부금을 거둘 수 있다는 무한 경쟁 중심의 시장경제논리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초기부터 행안부 담당부서의 민간플랫폼 업체 대행수수료 적정선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절실해 보인다.

우리 사자성어(四字成語)에 피호봉호(避狐逢虎)라는 속담이 있다. 피호봉호(避狐逢虎)는 ‘避 피할 피, 狐 여우 호, 逢 만날 봉, 虎 범 호‘로 ’여우를 피하려다 호랑이를 만난다’는 뜻이다.■

** 칼럼 내용은 개인의 의견으로 신문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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