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누구도 예상치 못한 650억원 기대 이상의 성과

 12월 한 달간 1년 40%인 260억원 기부금 몰려

(사진 설명 : 지난 해 열린 고향사랑기부제 박람회에서 보령시 답례품 부스) 


  











2023년에 첫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는 누구도 기대하지 못했던 결과를 거뒀다. 지난달 12월에만 한 해 기부금의 40%에 해당하는 260억 원의 기부가 집중됐다.

공중파 TV에서 제대로 된 광고 한 번 본적 없었는데 연말정산 시즌에 입소문을 타면서 행안부가 운영하는 ‘고향사랑e음’이 마비될 정도로 기부금이 몰렸다.

우리나라 ‘고향사랑기부제’의 본보기가 된 일본의 ‘고향납세’는 2008년에 첫 시행되어 올해로 16년째다. 2008년 당시 일본인구는 1억 2,810만 명이었고, 정규 노동자 수는 3,400만 명이었다. 경제활동인구 수만 6,500만 명에 달했다. 반면 우리나라 인구는 2023년 5월 기준 5,141만 명으로 일본의 40% 정도였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20일 국세청이 발표한 2022년 귀속 근로소득 연말정산 신고자도 2,053만 명이다.

일본의 2008년 첫 해 모금액은 81억 엔(한화로 739억 원, 913원/100엔)으로 현재 우리 인구 대비로 보면 2023년 고향사랑기부제 첫 해 모금액인 650억 원은 결코 작은 액수가 아니다. 또한 일본의 2008년 ‘고향납세’ 참여 건수도 54,000건에 불과해 우리나라 고향사랑기부제 참여열기와는 비교도 안 되는 수준이다.

작년 12월 연말정산 시즌에 전액환급 대상인 10만 원 기부자들이 80% 이상이었다고 가정하고, 평균 119,000원을 기부했다면 약 545,200명의 근로자가 고향사랑기부금 행렬에 참여한 셈이다. 우리나라 2022년 연말정산 신고자의 4%에 해당한다.

지난해 11월 말까지 약 400억 원에 불과하던 고향사랑기부금은 12월에 접어들면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연말정산 꿀팁으로 언론매체에 소개되면서 막판에 기부금이 몰려 12월 한 달간 260억 원의 모금액이 들어왔다.

경기도에서 1위를 차지한 화성시의 경우 12월에 한 해 모금액의 75%인 2억 6천만원 이상의 기부금이 몰렸다. 강원도에서 1위를 차지한 속초시의 경우도 12월 14일까지 누적 2억원, 27일까지 누적 3억원, 마지막 나흘 동안에 1억 1천만 원이 더 들어와 총 누적 4억 4천만 원을 달성했다.

 (사진 설명 : 지난 해 9월 4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제1회 고향사랑 박람회 담양군 답례품 부스)















전국 243개 지자체 가운데 가장 많은 기부금을 모은 곳은 전남 담양군으로 1만 2,000여 명이 22억 4,000만 원을, 2위 제주특별자치도는 1만 6,003명이 18억 2,300만 원을 기부했다. 기부참여 인원으로는 전국에서 제주도가 1위다. 그 뒤를 전남 고흥군이 12억 2,900만원, 전남 나주시가 10억 6,700만원, 경북 예천군이 9억 7,719만원, 광주시 동구가 9억 2,600만 원의 기부금을 모았다.

전남의 경우 담양군, 고흥군, 나주시 등 3개 시·군이 10억 원 이상을 모금하고, 본청을 포함한 나머지 19개 지자체도 뒷심을 발휘한 덕에 143억 원이라는 최고의 기부금이 모였다. 주목할 것은 전남의 22개 지자체 중 72.7%인 16곳이 인구감소 지역으로 지정돼 인구소멸지원 대상이라는 점이다.

전국 17개 광역지자체별 모금액은 1위 전남, 2위 경북, 3위 전북 순으로 잠정 집계됐다. 최종 집계 중인 강원, 경기, 세종, 서울, 대구, 대전, 부산시도 지난 12월에 상당액의 기부금이 몰려 누적 650억 원을 달성하는 데 힘을 보탰다.

   지역 2023년 최종 모금액
   전남 14,300,000,000 원
   경북 9,000,000,000 원
   전북 8,480,000,000 원
   경남 6,200,000,000 원
   충남 4,310,000,000 원
   충북 3,111,000,000 원
   광주 2,150,000,000 원
   제주 1,823,000,000 원
   울산 985,000,000 원
   인천 689,580,000 원 
  ( * 강원, 경기, 세종, 서울, 대구, 대전, 부산시 본사 통계 조정중)

옥에 티는 규제 일변도로 홍보활동을 제약하는 법률과 행안부가 운영한 ‘고향사랑e음’의 운영 미숙이었다. 더불어 민간플랫폼을 활용한 모금활동도 있었다. 두세 개 지자체가 행안부에서 금지하고 있는 민간플랫폼을 활용해 모금을 시도하다 행안부가 위법이라고 제동을 걸자 “행정집행에 대한 의견이 다르다”며 법제처에 유권해석까지 요청했다가 기각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사진 설명 : 일본에서 가장 많은 지자체 답례품을 취급하는 '후루사토 초이스' 민간플랫폼
(홈페이지 캡처 인용)












지자체 나름대로는 남들이 안 하는 민간플랫폼의 활용이 효율적이라고 여길 수도 있지만 일에는 순리가 있다. 효율성을 내세워 처음부터 민간플랫폼을 의지한다면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 지자체별로 담당자의 과도한 업무로 인해 민간플랫폼을 이용하면 효용가치는 높일 수 있겠지만 일본처럼 40여 개의 ‘고향납세’ 전문 민간플랫폼의 난립을 막을 수가 없다. 그럴 경우 일부 일본의 지자체들처럼 과도한 홍보비와 운영비용 등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는 제도로 변할 수도 있다.

고향사랑기부제의 민간플랫폼 개방은 꼭 이루어져야 하고, 법인기부도 반드시 허용돼야 한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도 수년간 시행한 후에 결정한 전례를 주목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제 첫 고향사랑기부제가 성과를 내면서 각 지자체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지방소멸 대응 기금에 비해 아직은 미미한 수준의 기부금이지만 정부가 고향사랑기부제 개인당 기부금 한도를 현행 연 50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올리고, 세액공제 한도 증액과 홍보 제약 장벽을 이른 시일 내에 없애준다면 2년 차인 2024년에는 천억 원 후반 달성도 기대된다. ■

** 칼럼 내용은 개인의 의견으로 신문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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