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플랫폼 허용은 고향사랑기부제가 안정된 후 점진적으로 하자

 일본도 2008년에 고향납세제가 시작된 후 2012년에 '후루사토 초이스' 첫 민간 플랫폼 등장

(사진 설명 : 일본 '고향납세' 민간 플랫폼 캡처 인용(C)) 





한국이 지구상에서 사라질 최초의 국가가 될 것이다’라는 소름 돋는 충고를 영국 옥스퍼드 대학 인구문제연구소 데이비드 골먼교수가 지적했다. 대한민국은 저출산 문제를 벗어나기 위해 지난 16년간 280조를 쏟아붓고도 현재 출산율 0.7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 꼴찌다.

2020년 기준 OECD 38개 회원국의 평균 합계출산율은 1.59 명이었다. 대한민국은 2021년 5만 7천 명 감소한 전체 인구수가 2022년 12만 3천 명이 감소되면서 두 배의 속도로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일본이 소멸위기에 놓인 지자체를 살리기 위해 ‘고향납세’(일본어로 ‘후루사토 노제’)를 시작한 것은 2008년이었다. 그럼에도 일본의 국토교통성이 2018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1800개 지자체 가운데 2040년 927개 지자체가 소멸우려지역으로 분류됐고, 동경 23구 중 하나인 도시마구(豊島区)도 여기에 포함되어 지방 소멸이 농어촌 지자체뿐 만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 통계청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총인구는 2020년 5184만 명 이후 계속해서 감소해 2070년에는 3766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이 통계청 자료 등을 인용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 228개 시군구의 약 절반(49.6%)인 113곳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최근 새로 소멸 위험지역이 된 지자체는 통영·포천·충주·나주·당진·속초·여수·동두천·익산·서산·군산 등으로 수도권 외곽이거나 제조업이 쇠퇴한 곳 등이다. 경기도 포천과 동두천시가 포함된 것은 이제 소멸 위험지역이 수도권 외곽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소멸 위험지역은 20~39세 여성 인구수를 65세 이상 인구수로 나눈 값인 소멸위험지수가 0.5 미만인 곳을 말한다. 소멸위험지역은 2015년보다는 33곳, 2020년과 비교하면 11곳이 늘었다.

현재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 지방 인구소멸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올 1월 1일부터 국회 논의 15년 만에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되어 원년을 맞고 있다. 각 지자체에서 십시일반 거둔 70억원의 기금으로 행정안전부가 ‘고향사랑e음’을 구축해 기부금을 받고 답례품도 제공하고 있다. 기부금은 전국 농협에서도 납부할 수 있지만 답례품은 ‘고향사랑e음’에서만 신청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최근 일부 단체를 중심으로 우리나라도 일본과 같이 민간 플랫폼을 개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주장이 나오게 된 가장 큰 원인은 행정안전부가 독점으로 운영하고 있는 ‘고향사랑e음’사이트가 운영 미숙으로 효율성이 떨어지고, 또한 각 지자체의 홍보에도 많은 제약으로 인해 제도를 알리는데 애를 먹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과연 시행 첫해인 2023년에 민간 플랫폼을 열어줘서 기부금을 받는 통로를 다양화하고, 답례품 시장을 활성화하도록 해야 하는지에 대해 냉정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민간 플랫폼이 고향사랑기부제를 이끌어 가도록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정해진 수순이다. 그러나 가급적 빠른 시간내에 민간에 문을 여는 것은 자칫 위험을 동반할 수 있다. 현재 각 지자체의 고향사랑기부제 담당 공무원들에게 이 제도의 의미와 관심이 뿌리내리기도 전에 홍보와 컨설팅 등 주요 업무를 민간업자에게 의지하도록 하면 득보다 실이 더 커질 수 있다. 민간사업자는 어떤 성격의 업체든 간에 이윤추구가 제일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일본도 2008년에 고향납세제가 시작되었지만 2012년 9월에서야 민간 플랫폼 '후루사토 초이스'가 최초로 시작되었고, 2014년까지 2개의 민간 플랫폼만 운영되다가 현재는 30 여개의 민간 플랫폼이 운영되고 있다.

우리 속담에 ‘첫술에 배부르랴’라는 말이 있다. 처음 떠먹은 한 숟갈로 배가 부르지 않다는 말이다. 만약 밥 한 숟갈 먹고 배가 부르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다면 무척 조급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무슨 일이든 처음부터 만족하기는 어렵다. 앞으로 1,2년간 ‘고향사랑e음’을 통해 고향사랑기부제가 정착되고, 대국민 홍보도 더 강화해서 안정되면 그다음은 민간 플랫폼에 맡겨 243개 지자체가 지구상에서 소멸되지 않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면 된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는 것이 세상 이치다.

** 칼럼 내용은 개인의 의견으로 신문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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