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7억짜리 시계탑, 고향사랑기부제 취지 흔든다 !

 고향사랑기부제는 “사람이 보이면 성공하고, 건물만 보이면 실패한다.”

(사진 설명 :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1회 고향사랑의 날 박람회 대전광역시 부스)












대전시의회 김민숙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이 지난 8일 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시가 고향사랑기부금을 활용해 추진 중인 ‘7억 원 과학자 시계탑 설치사업’의 즉각적인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법적 적정성, 절차적 정당성, 사업 타당성 모두 문제투성이”라며 “대전시에 기부금을 보내준 고향사랑기부자의 선의가 보여주기식 행정의 쌈짓돈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문제가 된 사업은 최근 대전시가 수립한 2026년 고향사랑기금 운용계획에 신규 반영된 약 7억 원 규모의 시계탑 설치사업이다. 애초 고향사랑기부금은 사회적 취약계층 지원, 주민 문화·보건 증진, 지역공동체 활성화 등 주민 복리 목적에 한정해 사용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다.

(사진 설명 : 대전시의회에서 질의하는 김민숙 시의원. 대전시의회 제공(c))















그러나 시계탑 설치는 이러한 목적 어디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심의 절차의 부실도 도마 위에 올랐다. 대전시는 지난 10월 28일 고향사랑기금운용심의위원회 개최를 통보하고, 단 하루 뒤 서면 의견만 제출받아 사업을 의결했다. 심의자료는 사업 개요 한 페이지뿐이었고, 설치 필요성과 유지관리 비용 등 필수 검토 요소도 빠져 있었다. 김 의원은 “첫 대규모 기금사업을 이렇게 처리한 것은 행정이 손을 놓았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입지 변경도 논란을 키웠다. 심의 당시 제시된 위치는 대전역 서광장이었으나, 이후 사업계획에는 엑스포 한빛탑 앞 광장으로 변경됐다. 김 의원은 “심의 때와 다른 사업이 된 셈인데도 재심의조차 없었다”며 “절차적 정당성도 무너졌다”고 말했다.

예산 소모에 대한 경각심도 덧붙였다. 계획서에는 홀로그램과 야간조명 등 고비용 설비 도입 가능성이 언급돼 있으나, 시는 유지·관리비 산정조차 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은행동 스카이로드가 남긴 교훈을 아직도 모르는가. 설치 이후 유지비 부담이 시민에게 돌아가는 일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과학자 시계탑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적정한 재원과 정당한 절차로 추진했다면 이 자리에 서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향사랑기부금은 출향민과 국민들이 고향을 위해 기꺼이 낸 성금으로 단 한 푼도 가볍게 쓸 수 없다”라며 대전시에 전면 재검토와 재심의를 요구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단순히 ‘7억 원 시계탑’ 논란이 아니라, 시민의 마음이 담긴 기부금이 어떤 기준과 철학으로 사용돼야 하는지 되묻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지방소멸 위기 속에서 어렵게 마련된 지역회생의 마지막 버팀목이다.

(사진 설명 : 지난 11월 울산시에서 열린 제3회 고향사랑의 날 박람회 대전광역시 부스)




















작은 기부금이라도 고향을 향한 진심이 모이면, 누군가의 삶을 바꾸는 변화가 가능하다. 충남 청양군의 탁구부 지원사업으로 전국에서 전입생이 모이고, 전남 영암군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진찰이 재개되면서 아기낳아 키울 용기가 생겼다는 말이 이를 증명한다.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3년 차의 성적표는 분명하다. “사람이 보이면 성공하고, 건물만 보이면 실패한다.”

행정의 시선이 주민을 향할 때 이 제도는 존재 가치를 발휘한다. 그러나 사람을 위한 기부금이 건물이나 조형물 설치비로 바뀌는 순간, 그 실패는 이미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시계탑이 아니라 주민의 삶을 바꾸는 사업이다. 그 판단을 놓친다면, 대전시가 세우는 것은 시간의 상징이 아니라 지역 소멸을 재촉하는 경고등이 될지도 모른다.






)



Post a Comment

다음 이전